아저씨, 프로그래머, 생존하기

1. 현재 하시고 계신 일에 대한 소개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답: GS이숍 EC정보팀에서 인터넷쇼핑몰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4년째 근무하고 있고, 팀 내에서는 신기술 전파와 신입사원 교육, 코드리뷰 등 내실을 기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일하고 있습니다.

2. 개발자들에게 유명한 OKJSP 라는, 혹은 옥희 라고 불리며 사랑 받는 개발자 커뮤니티 사이트를 8년째 운영하고 계시는데요. 그 동안 OKJSP 를 운영하시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답: 얻은 것은 무진장 많습니다. 일단 개발자들 사이에서 실력과 상관없이 유명해졌습니다. 이름만 번지르르 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하게 되었죠. 평소 존경하던 개발자들도 만날 기회가 많아졌던 것도 큰 혜택이었습니다. 잃은 것보다는 소모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사이트를 유지하기 위해서 들였던 시간과 노력이라고 할까요.

3. OKJSP 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답: 개발자들 사이에서 경영마인드가 덜 갖춰진 악덕 기업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자는 얘기가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많죠.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감정적인 글로 명예훼손 등의 문제가 걸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모두 실행에 옮기기 힘들었었는데, 몇 년 전 번개모임에서 아이디어 나온 것이, 내가 들어갈 회사에 대한 질문을 올리고 그 회사를 경험한 사람들이 답변을 다 는 일터 Q&A 를 개설해서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회사의 평판을 공유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좋은 경험보다는 안 좋은 답변들이 많이 달리고 그것이 검색엔진을 통해서 보여지는 바람에 운영을 http://it.nodong.net 으로 넘기게 되었습니다. 일주일마다 소송건다면서 제게 게시물 삭제를 요구하는 회사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 개인이 감당하기는 어려운 것이었죠.

4. 블로그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계시는데요. 혹자들은 블로깅 때문에 OKJSP에서 멀어지시는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 블로그와 OKJSP 와는 어떤 다른 즐거움과 의미가 있나요?

답: 작년 제닉스님이 삼년 매일 블로깅했다는 얘기를 듣고 7월 10일부터 도전해 봤습니다. 9월 17일 하루 빼고 1년을 꼬박 써 봤구요. 그러면서 좋은 블로거 여러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블로그에 컨텐츠를 올리다 보니 OKJSP에는 글이 덜 올라가기는 하더군요. 그래서 블로그의 RSS를 OKJSP 사이트 전면에 배치해서 간극을 메꿨습니다. 블로그의 즐거움이라고 하면 내 집의 아늑함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공개된 일기장 또는 자신의 서재라고 할 수도 있죠. 자기가 쓴 글들로 채워지는 사이버 책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태터툴즈 기반의 티스토리는 개발자가 보았을 때 참 잘 만들어진 블로그 센터입니다. 블로그는 카페나 커뮤니티와는 차별된 지식 나눔터라고 얘기하겠습니다.

5. 개발자에게 있어서 블로그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답: 태터툴즈의 모토가 “ Brand Yourself ” 라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자기 실력을 검증받는 여러 채널이 있지만 블로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 3 년 정도, 같은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블로깅하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재밌는 것은 구글 같은 검색엔진이 홍보대사가 되어 준다는 것입니다.

6. KENU님의 블로그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블로그 타이틀은 “OK, 괜찮아 다 잘 될거야” 입니다. 2008 년도 부제가 “괜찮아 자꾸 하면 늘어”인데, 개발자로서 생각하는 것들, IT 업계에 대한 생각, 개발도구에 관한 팁들을 쓰고 있고, 그런 얘기만 하면 대중성이 떨어질까 봐 드라마/영화 이야기도 올리고 있습니다. 맥으로 바꾼지는 만 2년이 넘었는데 맥과 iTunes 애플의 제품에 대한 팁과 소식들도 올리고 있습니다.

7. 현재 집필 중이거나, 기획하고 계신 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답: 2007년 8월에 계약한 책을 아직도 쓰고 있습니다. ^^; 이클립스 웹개발이라는 책이고, 이클립스 WebTools 기반으로 쉽게 웹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는 책입니다. 블로그에 사실 많은 컨셉들을 올렸지요. http://okjsp.tistory.com/tag/eclipse 태그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8. 개발자에게 유용한 세미나를 자주 여시고 계시는데요. 세미나에 대한 주제 선정이나, 자료 준비 등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회사 업무와 세미나를 병행해 나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세미나를 준비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나요?

답: 제 세미나는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입니다. 신기술을 제가 써보고 겪어 본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주먹구구식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좀 더 나은 세션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제는 기본 주제 즉 JSP, 이클립스 등이 있고, 그 외로 트렌드한 것들에 대해 잡아가고 있습니다. 자료 준비는 평소에 블로그나 OKJSP 게시판 등을 통해 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팀장님이 많이 배려 해주십니다. 회사에서 다른 개발자들이 OKJSP 사이트를 들어가는 것과 운영자인 제가 들어가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데 개인의 브랜딩이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 시는 듯 합니다. 저희 팀의 팀블로그 (http://ecs.gseshop.co.kr) 도 제가 많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9. 보통 개발자라고 하면, ‘짙은 다크 써클과 함께, 집에도 잘 안 들어가고 밥 먹듯이 야근을 하는 게 개발자다’ 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인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답: 다른 직업에 비해서 역사가 짧은 직업입니다. 일단 업무성취에 관한 평가 체계가 잡혀 있지 않습니다. 계속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죠. 더구나 소프트웨어 개발 산출물은 건축 등 다른 업종의 산출물에 비해 자유도가 높습니다. 예측이 힘들고 통제가 어렵다는 뜻이죠. 이런 상황에서 일을 시키는 사람이 기준을 갖고 있지 않다면 정해진 일정 하에서 업무시간 증가 밖에 가져오지 않습니다. 일단 돌아가는 것을 만들어 내야 하니까요. 품질은 그 다음 문제입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은 글을 쓰는 일과 비슷합니다. 랭귀지로 컴퓨터에게 설명하는 것이죠. 그 걸 컴퓨터가 알아듣고 실행하는 것이고요. 표현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한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2차 산업시대 공장을 기준으로 만들어 놓은 관리방법으로는 소프트웨어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없습니다. 요구조건의 합리적 관리체계와 개발팀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월세가 비싸다고 사무실에서 먹고 자고 할 수는 없잖습니까. 사람답게 살아야죠. 취미생활도 하고요.

10. 한 인터뷰에서 40살이 넘어가면 만들고 싶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 라고 하셨는데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 그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살짝 들어볼 수 있을까요?

답: 1년 반 남았습니다. 최근에 생각하는 것이 자신이 만들고 있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회적 가치입니다. 이런 가치있는 소프트웨어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습니다. 아직도 무엇을 만들기 위한 수련단계라고 할 수 있겠죠. 최근 몇 년 동안 제가 관심 가졌던 주제들을 보면, 소프트웨어 공학, XP, 애자일, 협업 (Collaboration), 리팩토링 등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고민들이 많았습니다. 기본기를 다진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중학교 때는 돈키호테 스토리로 게임을 만들 꿈을 꿨지만 지금은 그 꿈을 깨버렸네요. 지금은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을 개선시켜 나가는데 일조하면 좋겠다라는 소박한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11. 많은 개발자들이 경력이 쌓이면서 업종을 변경하거나, 좋건 싫건 관리자가 되어 개발에서 멀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평생 개발자라는 꿈’을 가지고 시작한 개발자들이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지녀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답: 개발은 취미가 좋습니다. 취미로 돈을 벌기 시작하면 그 재미를 잃어버린다는 것이 일반적인 얘기죠. 평생 개발자의 꿈은 그런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만약 경력 10 년이 넘은 개발자이지만 생각없이 시키는 대로 일한다면 우울하겠지요. 프로젝트에서 스릴을 느끼면서 해결사의 역할을 하려면 개발 실력뿐만 아니라 컨설턴트의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개발자가 컴퓨터 시다바리라고 생각하는, 기획자나 관리자들의 오해를 불식시켜야 합니다. 우리가 컴퓨터입니까 시키는 대로만 하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아이디어도 주고 검토도 해주는 등 참여도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컴퓨터 세상에 대한 트렌드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술을 늘려가야겠죠. 제가 강의를 꾸준히 하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2. 여가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고 보내십니까?

답: 영화를 주로 봅니다. 간접 경험이죠. 요즘은 닥터 하우스 미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팀원들 갈구면서 교육시키는 까칠함이 매력입니다. 하우스 박사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판단력도 높이 살만 하구요. 그리고 아이들과 뒹굴기 또는 닌텐도 위로 게임을 즐깁니다. 큰 애가 한 말이 있는데, “아빠, 술 먹고 게임하면 지옥 간대요!” 라고 말이죠. 그 게임은 와우를 얘기하는 겁니다. 물론 아직도 하고 있죠. ^^; 엄마가 한 말을 전한 것 뿐이라네요.

13. 최근의 관심사와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답: 맥용 애클리케이션 개발입니다. 혼자서 조용히 진행하고 있어서 그런지 진도는 잘 안나갑니다. 아이폰과 아이팟터치 등의 모바일 기기에 대한 개발이 열려 있기 때문에 더 관심있어 합니다. 국내에도 애플의 앱스토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열리길 희망하면서 말이죠. 우린 너무 공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앱스토어 이전부터 도네이션웨어 (DonationWare)라 하여 사용해 보고 괜찮으면 기부금을 내고 인증키를 보내주는 라이선스 방식의 소프트웨어 시장이 존재했습니다. 직접 만든 프로그램을 파는 오픈마켓이라고 할까요.

14. 좋아하는 블로거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답: 자주 가서 보는 블로그는 토비님, 자바지기님, 안영회님, 산골소년님, 그만님, 떡이떡이님, 제닉스님, 비류연님 정도가 생각나는군요. 모두 오프라인에서 만난 분들인데, 글도 잘 쓰시고, 꾸준하신 모습에 많이 배웁니다.

15. 성실한 답변 감사드리고, 끝으로 대표 태그 3개로 본인을 표현해 주세요.

답: #아저씨, #프로그래머, #생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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